Saturday, 21 February 2009
그 분에게 진 빚 

"... 추기경님께서는 부끄럽게도 당신은 신비 체험 같은 걸 해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신 걸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 분 생애를 통해 중대한 고비마다 선택한 길, 내린 결단이 곧 하느님의 음성이었다는 신비를 체험하게 된다...거꾸로 가는 듯하다가도 이 나라는 발전해왔고 가난에서 벗어났고 식민지에서 벗어났고 전쟁을 이겨냈다. 진통기마다 그분은 현장 한 가운데 계셨다..."

  - 박완서,『추기경 김수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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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추기경께서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고, 뭔가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만 그런 생각이 들었던게 아니었었다. 40만의 시민이 그 분을 마지막 뵙기 위해 명동을 휘휘 감아 몇시간이고 기다렸다니 말이다.

나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자다.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알게된 것 중에 하나는 비행기를 타고 2시간만 가면 교회가 잘 보이지 않는 나라들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해진 서울의 아파트 옥상 위에서 붉은 네온의 십자가 20개를 찾는 것은 식은 죽 먹기만큼이나 쉬운 일인데, 그것은 '대한민국'에서나 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꽤 오래전부터 종교에 귀의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언제 어떤 곳으로 갈지는 모르겠으나, 가끔씩 가족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곤 한다. 종교가 말하는 신, 하느님, 해탈의 존재 유무를 떠나, 복잡하고 불쌍한 작은 존재를 이해해줄 것이란 믿음에서이다.

2000년의 역사를 지닌 기독교가 한 젊은이의 헌신적 노력과 능력으로 지금도 지구상 수억명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은 대단하다. 그 젊은 예수의 모습은, 아마 생존의 기간은 짧았으되,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께서 사신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추기경은 미욱한 개인 존재들 뿐만 아니라 그런 개인들의 삶을 규정하는 공동체의 길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취하셨다. 그것이 비록 서양 강대국의 소프트파워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해도, 어떤 사목들이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칠 때, 그는 자신의 목소리와 행동을 분명히 하며, 예수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을 위해 그렇듯, 이땅의 수천만 작은 존재들을 위해 등불을 밝히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인간은 홀로된 존재임에 분명하지만, 그 실존이 곧 홀로 된 삶을 뜻하지는 않는다. 추기경께서는 자칫 종교인들이 범하기 쉬운 개인의 평안을, 모두의 평안으로 함께 하시는 일에 큰 걸음을 걸어오셨다. '신' 혹은 '신비 체험'만이 종교의 가치일 수 없다는 것을 추기경께서는 삶으로 증명해 오셨다. 그 삶의 빛 아래 나같은 무신론자까지도 여기까지 살게되었다.  이렇게 빚진 것, 두고두고 갚아야 하는, 이제는 내 삶의 차례이다.
세상에 대고 한 말 | @08:50 am | 고유링크 | 스크랩 | 트랙백/코멘트(0)

"...
가톨릭이 규정하고 있는 죄악중 여성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죄는 자만이며, 남자는 정욕인 것으로 조사됐다.

19일자 BBC방송 인터넷판은 올해 95세인 예수회 학자 로베르토 부사가 가톨릭 신자들의 고해성사를 연구한 것을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남성보다 더 쉽게 자만에 빠지며, 남성은 여성보다 더 정욕적이고 남성의 정욕은 음식에 대한 탐욕을 능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교황에 전속된 신학자 보이치에흐 기에르티흐 몬시뇰은 이 보고서의 내용을 뒷받침하면서 남녀의 7대 죄악을 소개했다.

그는 남성이 저지르는 7대 죄악의 순서는 ▲정욕 ▲폭식 ▲나태 ▲분노 ▲자만심 ▲질투 ▲탐욕이라고 말했다.

기에르티흐 몬시뇰은 또 여성의 가장 위험한 죄악은 ▲자만심이며 이어 ▲질투 ▲ 분노 ▲정욕 ▲대식.폭식 ▲탐욕 ▲나태 순서라고 밝혔다.

가톨릭 신자들은 1년에 최소 한차례 이상 사제에게 고해성사를 하고 사제는 신의 이름으로 신도들의 죄를 용서한다. (연합뉴스)
..."

여자의 자만심은 다른 말로 하면 '공주병'인데, 공주병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얘기. 그렇다면 남자의 정욕과 여자의 자만심은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 것이다. 결국 인간이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게 교회에서도 증명이 되는거군!
생각하며 살자 | @01:43 pm | 고유링크 | 스크랩 | 트랙백/코멘트(0)

주말에 본 두 편의 미국 영화.

우연의 일치인지, 두 영화는 미국 사회에서 유색인에 관한 얘기, 남녀의 관계에 대한 얘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들은 인종에 관한 얘기를 내세우되 여기에 머물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인간의 관계에 대해 추적하고 있다.

부부, 동성애, 백인과 흑인, 유부녀와 남자, 주인과 하인, 지식인과 천민, 젊은여자와 늙은 남자.

너무 익숙한 진부한 영화 속 소설 속 관계설정이지만, 중첩된 이 관계를 풀어가는 영화는 퍽 진지하고 성숙돼 있고, 또 꽤 재밌다.

그러나 소재나 메시지의 유사성과는 달리 영화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다. 전자가 50년대를 후자는 90년대를, 전자가 안정된 백인 중산층 가정을, 후자가 파괴되어 홀로된 개인을, 전자가 따뜻한 엔딩을, 후자는 차가운 엔딩을, 보여준다. 특히 후자의 니콜키드먼의 천박하나 차가운 매력은 그 자체로 남성들의 눈을 끌만하다 하겠다. 예전의 '도그빌'이 사뭇 떠올랐다.


Far from Heaven(파프럼헤븐, 천국 저 멀리)

* 감독: 토드 헤인즈  
* 출연: 줄리안 무어(케이시), 데니스 퀘이드(프랭크), 데니스 헤이스버트(레이몬드 디건)


the Human Stain(휴먼스테인, 인간의 오점)

* 감독: 로버트 벤튼  
* 출연: 안소니 홉킨스(콜만 실크), 니콜 키드먼(퍼니아)...

참, 이 두 영화의 여자주인공들, 줄리안무어와 니콜은 버지니아울프 얘기를 다룬 '디 아워스(the hours)'에서 같이 나왔단다. 이 작품 역시 받아만놨는데, 서둘러야겠다.
재미났던 것들 | @04:20 pm | 고유링크 | 스크랩 | 트랙백/코멘트(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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